‘35년’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에 걸친 일제 강점의 역사를 그린 만화다.

표지

소위 일제강점기라고도 칭하는 35년의 역사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낯선 역사다.

친숙한 것은 아직 친일매국노 청산이나 일본군 성노예 문제 등 그것이 남겨놓은 상처와 잔재가 아직까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을 뿐더러 역사 교과서는 물론 영화나 드라마 등 각종 미디어에서 이를 주제로한 이야기를 다룬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낯선 역사라고도 하는 것은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이나 분위기 등은 알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 기간동안 있었던 일들을 제대로 짚어 다룬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당시를 꼼꼼하게 조사하고 정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꽤 가치가 있다.

그걸 만화로 그려내 접하기 쉽게 한 것도 좋은데, 그렇다고 만화적인 재미를 강조한 것은 아니라서 책 자체가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다.

이는 35년 역사 속에 주인공이라 할만큼 유독 두드러지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가 재미있게 보는 역사들은 대부분 인물 중심으로 정리된 게 많다. 삼국지도 그렇고, 조선왕조실록 역시 그렇다. 대부분 뛰어났던 장수나 왕처럼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일종의 전기처럼 그리기 때문에 서사가 일관되고 그래서 재미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35년에는 그런 중심인물이 없고, 이야기 역시 큰 줄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주요 사건이나 인물과 관련해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집고 넘어가는 식이다. 대신 각각에 대해서는 가능한 충실하게 다루려고 한게 눈에 띈다.

참고문헌의 수만 봐도 얼마나 많은 조사를 했는지 알것 같다. 보다 꼼꼼히 일제강점기에 대해 알고싶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