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낸 50개의 고전들 (만화로 보자!)’는 한국의 주요 신화, 설화, 그리고 현대소설 50편을 담은 책이다.

표지

‘만화로 보자!’라는 문구가 표지에 제목과 함께 박혀있고 학습만화로 분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책을 만화책으로 보기는 좀 미묘하다. 기본적인 틀을 만화로 잡아두기는 했지만, 막상 중요 내용이 어떻게 담겼느냐를 따져보면 만화보다는 별도의 요약글에 의존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만화라고 하기엔 글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얘기다.

수록한 50개의 이야기 중 짧은 것은 만화로 그 내용을 그려낸 것도 있기는 하나 상당수는 분량이 늘어날 것을 걱정해서인지 만화대신 요약글로 전달한다. 그리고 만화로는 해당 이야기와 관련해 더 풀어낼만한 이야기나 흥미로운 사실 같은 것들을 얘기한다. 그래서, 이 책이 고전을 만화로 요약해 담은 것이리라고 기대했다면 좀 실망할 공산이 크다.

이는 정해진 책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비해 많은 것들을 담으려고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그러면서도 ‘만화로 보자!’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건 잘 이해가 안된다.

책의 구성도 마찬가지다. 굳이 속담과 사장성어까지 집어넣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무려 50개나 되는 고전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굳이? 초등교육과정과 연계된 책으로 만들려고 좀 무리한 것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약글이 정작 가장 읽기 싫게 깨알같이 적혀져 있는 것은, 특히 이 책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 걸 생각하면 더 부정적으로 보인다.

차라리 한권에 담을 고전의 수를 줄이고, 충실히 요약만화를 담는 것을 목표로 여러권의 만화 시리즈로 기획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