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시간’은 청소년기에 대한 흔하다면 흔하지만 소중한 메시지를 여러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린 소설이다.

표지

어떻게 보면 참 문제작이다. 아이들이 어리다는 것을 핑계로 삼으며 그 여파를 제대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저지르는 일들을 주요 소재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 한 쪽, 머리 한 쪽에 불편한 기색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갈지 궁금하기도 하다. 과연 아이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지, 그들이 겪고, 또 부딫치면서 생기는 일을 통해 그들은 무엇을 깨닫게 될지 기대도 하게 된다.

소설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나온다. 그 중에는 딱 ‘청소년’이라 할만한 애들이 있는가 하면,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거기서 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 인물들도 있다. 그들에겐 모두 대놓고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소중한 생각들도 있다.

작가는 그것들을 살짝 감춰두고 조금씩 풀어가며 이야기를 꽤 잘 전개했다. 그게 이야기를 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한다. 또 그렇게 그들의 입장을 여러 상황과 각도에서 보여줌으로써 한편으로는 각자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그런 길 밖에 없었는지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푸념으로 말하는 것마따나 겉 보기엔 생각도 행동도 느리고, 심지어 자기 의견조차 제대로 얘기하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이 들게도 만드는 서일이를 주인공으로 한 것도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기, 6만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들을 무엇으로 채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