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기담사전’은 흥미로운 고전 판타지들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표지

우리의 뿌리에는 판타지가 있다. 우리가 믿어왔던 것,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 그것으로 말마암아 최종적으로 삶을 결정하게되는 방식까지도 종교를 비롯한 신화에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는 인간들이 살아오면서 이룩한 정신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거의 고스란히 신화에 녹아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 역으로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했으며 무슨 생각을 했고, 또한 어떤 역사의 흐름을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가 있다.

이 책의 특징도 바로 그런 것들을 담았다는 거다. 신화나 설화, 기담 등을 일종의 사전처럼 그러모았다고해서 단지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대체 무엇이 녹아있는 것인지를 파헤쳐보려고 한다.

그래서 익숙히 알고있던 이야기도 그것들로 인해 조금은 낯설게 보이며, 그게 봤던 이야기도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신화는 의외로 인간의 소위 ‘승자의 역사’를 통해 조금씩, 때론 크게 변현되어왔는데 그것들을 통해 개체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원했으며 어떤 것을 퍼트리고자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물론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전혀 확실하거나 분명히 밝혀진 근거를 기반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것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역시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제까지 시행착오를 하고난 이후에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가설들이 대체로 그럴듯하고 당시의 시대상과도 잘 엮여있어서 상당히 정설에 가까워 보인다.

덕분에 단순히 흥미를 채우기 위해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아는 척’하기 좋은 지식을 꽤나 잘 채워준다.

이만하면 책 컨셉을 굉장히 잘 만족하는 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