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는 2013년 출간된 ‘매구 할매’의 연작 소설로, 일종의 외전이다.

표지

이 소설은 매구 할매가 사는 동네 계성제를 중심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는 총 16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마을의 여러 사람들에게 있는 각자만의 사연을 풀어낸 이야기들은 각각이 하나로 개별적인 단편 같기도 하다.

그러는 한편, 한 동네에서 같은 시기에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으므로 이 이야기에서 나왔던 인물이 그 이야기에서 나오고 다시 그 이야기에서 나온 인물이 저 이야기에서 나오는 식으로, 긴밀하지는 않지만 마치 큰 전체의 일부인 것 같은 묘한 연결고리를 느끼게도 한다. 매구 할매로부터 이어진 이야기의 마무리도 그렇다.

이야기 각각은 병이라던지 정신이 나갔다던지 하는 일상적이지 않은 듯한 소재로 시작하지만 그것들이 담고 있는 것은 막상 보면 수수하다. 우리내의 엄마, 할머니들이 겪었던, 겪어내야 했던, 겪어내야 할 인생을 담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 하나 하나가 크게 공감이 간다. 보고 있자면 갑갑한 마음에 절로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저러면 안되는데 싶어 애간장이 타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꼴 좋다던가 싶기도 하다.

삶을 위해 고난히 부대끼고, 그런데도 결국 밀려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여생을 기약하는 사람들도, 그런 그들에게 한탄하면서도 보듬어 앉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절로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의 삶을 절로 떠올리게도 아련하면서도 또렷한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