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과학 먹기’는 비 과학자가 쓴 과학책이다.

표지

솔직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의심이다. 과학자가 아닌데 과학책을 낸다고? 싶다는 말이다.

이건 과학자가 아니면 책을 낼만큼 과학을 잘 알지 못할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라도 자기 분야 외의 과학 전반의 이야기를 다 아는 것은 아니며, 자기 분야라 할지라도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를 벗어나면 의외로 잘 모를 가능성도 있다. 모든 분야를 골고루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가는 것이 연구이기 때문이다. 그런 깊은 이야기는 일반인이 받아들이기도 버겁다.

과학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을 두루 살피며 언급 수준을 적당한 선에서 걸러내고 예나 비유를 들어 설명하기도 하는 것은 전문 과학자와는 좀 다른 역할이다. 최근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주목 받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보면 딱히 전문 과학인이 아니더라도 과학책을 내는 게 이상하지는 안ㅇㅎ다. 오히려 일반인의 시선에서 관심이 가는 주제를 고른다던가, 일반인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설명한다는 장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점을 나름 잘 만족하는 편이다. 여러 과학 분야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꽤 잘 다루어내서 새삼 열심히 공부했구나 싶다. 딱히 특별할 건 없지만, 딱히 이상하다거나 과학 상식 책으로서 부족한 면도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최신의 과학까지는 민감하게 반영하지는 못한 듯 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표기상으로는 따로 감수자를 두지 않은 듯 한데, 확실히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과학에서 시작해 과학으로 끝나는 과학자의 과학책과 달리 과학으로 시작하지만 인문적으로 끝을 내는 게 좀 특이하다 할 수 있는데, 쉽게 공감을 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건 쌩뚱맞다고 느낄법도 해서 이 부분은 개인마다 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