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은 동명의 웹툰을 책으로 역어 낸 것이다.

표지

이번에 출간된 책은 단행본 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양장본으로 나온 것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연재된 것은 아니다. 대신 책 뒤쪽에 작가인 쳐돌았군맨의 그림일기와 일종의 후기만화인 ‘혈관고 비기닝’, 그리고 미공개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기존 책과의 차이를 꾀했다. (4권 세트를 사면 틴케이스도 주므로 구매에 참고하시라.)

책의 마감을 달리해서 재판한 것이라서 그 외에는 기존과 같다. 혈액형을 단순하게 의인화시킨 캐릭터들은 지금봐도 성격이 확실해서 재미있으며, 그래서 때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내용도 있기는 하나 무려 4권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만큼 보다보면 의외로 공감가는 내용들도 꽤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은 어떻게 보면 ‘점술’과 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누적된 데이타를 광범위하게 늘어뜨려 놓고 듣는 사람이 그 내용을 취사적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맞는 부분에 대한 신뢰를 더 강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심리적인 요인이 더 강하다는 말이다. 따지자면 과학적이지 않은 쪽에 가깝다고 하는데도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맞춰보며 흥미를 느끼는 것은 그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흥미로 보는 내용인데도 단지 주변에서 떠도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존의 책을 참고해서 가능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개인 생각을 적을 때는 그렇다는 걸 명확히 밝혀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한 것도 좋다.

이 시리즈가 재미있는 건 그만큼 캐릭터 성을 잘 살려서기도 하다. 혈액형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행동은 조금 과장되게 그려서 그들이 벌이는 상황을 보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다시봐도 그런 걸 보니, 왜 한참 인기가 있었는지도 새삼 알만하다.

아쉬운 것은 재판인데도 불구하고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다는 거다. 많지는 않지만 몇몇 부분에서 그림과 맞지않는 글이 달려있다거나 한데, 해당 내용은 그 장면에서만 언급하는지라 그 중요성이 높다는 걸 생각하면 꽤 큰 단점이다.

책이 오염방지를 위해 비닐포장되어있는 것과 달리 내지에 붉은 선이 찍혀있었던 것도 아쉽다.

분량을 늘리기 위해 저자의 그림일기를 더한것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그 자체로야 나름 볼만하기는 하나, 책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새롭게 그려 추가할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그냥 거기까지만 하는 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아님 별책으로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