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 버터필드(Moira Butterfield)’가 쓰고 ‘파고 스튜디오(FagoStudio)’가 그린 ‘미래로의 여행(A Trip to the Future)’은 근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

SF의 가장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충분히 도래할만한 미래를 상상해보게 하는 거다. 그를 통해 막상 그러한 미래가 닥쳤을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는 물론, 어떤 방향으로는 결코 가서는 안되는지 경종을 울림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런 점은 미래 예상을 그린 이런 책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적어도 어떤 미래가 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SF가 부정적인 측면을 좀 더 강조하고, 그를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자처하는데 반해, 미래상을 그리는 부류에서는 기술 발전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그리며 그것이 얼마나 편리하고 매력적인 세상을 가져올 것인지에만 초점을 맞춰 얘기한다는 거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기술이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는 일단 제쳐두고,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 될지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거다. 그리고 그런 점은 꽤나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 좋은 것은 너무 먼 미래를 상정하고 크게 달라진 미래상을 상상해 그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이미 어느정도 개발이 이뤄져있거나 개발에 진척을 보인 기술들을 기반으로 그리 멀지않은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거다. 이게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하며, 그렇기에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들이 당장 몇년 안에 현실이 될거라고 얘기하긴 어렵다. 기술개발과 사용화 및 대중화는 또 다른 얘기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술발전을 통한 보다 나은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꽤 재밌게 볼 만하다.

혹시 아나. 생각보다 더 빨리, 상상만 하던 미래가 성큼 다가올지도.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