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와의 자기관리 일주일’은 자존감이 없는 한 소녀가 이상한 신부를 만나게 되면서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 소설은 의외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부터가 마치 특정 캐릭터만을 따로 떼어내 정형화 시켜놓은 것처럼 특징적이다. 이들에겐 모두 주어진 역할이 있으며 그를 위해서라면 때론 ‘그렇게까지?’ 싶을만한 과한 행동도 손쉽게 생각없이 저지르기 때문에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런 짓도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그런짓만을 저지르는 사람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다보니 당연히 전개 역시 미리 정해진 레일 위를 걸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예외성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자칫 비혈실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딱히 소설의 완성도가 낮아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애초에 반쯤은 동화처럼 메세지를 던져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모습과 이야기를 그렸다고 보는게 더 맞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캐릭터를 어설프게 덜 특징적으로 만들거나, 이야기를 어설프게 꼬지 않은 것이 오히려 좋았다. 덕분에 꽤 초반부터 ‘동화같은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어서, 자잘하게 상황이나 심리 변화 따위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야기의 큰 흐름 위주로 적당히 쫓아갈만했다. 동화라면 어느정도 빈 부분이나 판타지적인 면들도 충분히 넘어가줄만 하기 때문이다.

꽤 우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코미디를 섞어가며 마냥 어둡게만 그리지 않은 것도 좋았다. 안그랬으면 좀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문장력도 나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잘 읽힌다. 인물과 이야기, 전개를 단순하게 한만큼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고, 그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도 뚜렷하며, 곡해할 여지도 없다.

이런 점에서는 꽤 의도를 잘 살려 쓴 소설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