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관하여’는 그리움을 소재로 한 소설들을 엮은 단편집이다.

표지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고, 그 때를 떠올리며 웃음짓기도 하며, 돌아갈 수 없는 그때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건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랑했던 사람,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 혹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따뜻한 그 자체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랑과 그리움에 관한 단편 5가지를 담고있다. 나름 무거운 주제와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그렇게까지 축 쳐지지는 않는 이야기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각자만의 감성을 담고있다.

각각이 가진 유사성은 문득 단편들이 어떤 연결성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수록작의 작풍이나 문체가 비슷하기도 하고, 보다보면 나이와 이름이라던가 독일에서의 생활(작가 개인이 독일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해서 그런 듯) 등이 왠지 겹치는 인상을 줘서다. 하지만 딱히 연작처럼 쓴 것은 아닌 듯하다.

수록작들은 그리움을 테마로 해서 그런지 공통적으로 장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것들은 비록 큰 굴곡이 있거나 하진 않아 심심하게 흘러가기는 하지만 그 대신 마치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담은 것처럼 사실적이어서, 시대상이라던가 하는 세세한 것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거기에 담긴 이야기와 감성들은 꽤나 쉽게 공감이 가기도 한다. 누구든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다룬 것이기에 더 그런 듯하다.

이야기가 조금 심심하게 느껴진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뭐가 심각하게 모자란다거나 하는 것은 또 아니다. 그래서 과하지 않게, 대신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인상을 준다. 보다보면 은근히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을 그려내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이야기와 어울려서 꽤 마음에 들었다.

다만 회상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에 비해 현재와 회상의 경계는 모호하게 나누어져 있어서 보는 데 조금 불편하긴 했다. 다른 소설과 달리 문장을 일부러 띄어 나누는 것도 좀 독특했는데, 혹시 이런 읽힘도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