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및 후기

에펠 프로 세션맨(Aepel Pro Sessionman)은 별도의 전용기기없이 기존에 쓰던 컴퓨터에 SW만 설치하여 반주기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그걸 시험 기회가 있어 사용해 보게 됐다. 시험판은 실행 횟수 제한(날짜 상관없이 껐다 켜면 1회 소모)이 있는 놈으로, 492의 곡이 수록되어있다. 구매시에는 설치에 필요한 파일이 모두 담긴 USB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험판

세션맨은 VST(Virtual Studio Technology)를 적용해 별도의 미디 장비없이 SW만으로 구현한 반주기로,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여러 추가 프로그램을 요구한다:

설치 프로그램

그래서 이것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거나, 설정이 잘못된 경우 (사용자로서는) 뭔지 알 수 없는 에어를 내면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기도 한다.

에러  1

에러 2

그래서 설치가 번거롭고 일견 헷갈리는 면도 있는데, 얼마나 그런지 따로 설치 방법을 정리해 소개하기도 하고, 그래도 잘 안된다는 사람이 있어 원격으로 설치를 해주기도 할 정도다.

물론, 순서대로 설치할 수 있게 배치 파일을 제공하긴 한다. 그래도 역시 애초에 통합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는 없었나 아쉬움이 남는다. 최소한 통합 설치 프로그램 정도는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배치 파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예를 들어, 설치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게 설치나 설정을 진행한다던가 하는 등)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 인터페이스

악보를 기본으로 한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나름 깔끔하고 한눈에 잘 들어오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기능이 있고 그걸 어떻게 하면 조절할 수 있는지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일반 프로그램과의 다른 점이라면, 처음부터 터치를 고려해서 만들었다는거다. 그래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른다던가 하는 것 없이 단순 클릭만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조작이 비교적 단순하고, 터치를 지원하는 기기에서도 사용하기 쉽다는게 장점이다.

반대로 너무 터치 기기만을 고려해서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반적인 프로그램 사용성과는 꽤 다르기 때문이다.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듯하다.

이건 단축키도 마찬가지다. 소절 이동을 방향키 대신 N, M으로 한 것도 그렇고, F1이 도움말이 아닌 끝내기 버튼인 것도 세션맨을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이 실수하기 좋은 차이점이다.

연주 표시

연주할 때 진행 표시는 악보위에 직접 분홍색으로 나타나는데, 눈에 잘 띄어 어느 부분을 연주중인지 알기 쉽고, 연주와 악보 표기의 싱크도 잘 맞는 편이다.

‘하단자막’ 기능을 이용하면 기능키가 있는 부분에 노래방처럼 가사를 볼 수도 있는데, 악보 보기에 익숙치 않거나 가사량 등으로 악보보기가 불편할 때 쓰면 괜찮아 보인다.

하단자막 1

하단자막 2

다만, 멜로디와 솔로파트 on/off와 시간 표시는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때때로 자막이 자막 배경을 벗어나기도 했다. 가사의 일부가 잘려 제대로 안보이는 경우도 있었다.1 어차피 클릭해서 자막을 끌 수 있는데, 그냥 하단을 전부 자막을 위해 가리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악보를 조정하는 기능도 손쉬운 편이다. 음정이나 템포 조절도 쉽고, 표시 악보의 옥타브나 이조 설정을 할 수도 있어 연주에 필요한 변형을 하기도 쉽다. 악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악보확대 기능도 맘에 든다.

악보확대

연주 수준도 기계적으로 합성해서 만들어 내는 것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준수한 연주를 제공한다. 멜로디를 끄면 MR로도 사용해도 괜찮을 듯하다.

다만, 멜로디가 정확하지 않은 곡도 있어 좀 아쉬웠다. 예를 들어, 아바의 맘마미아는 멜로디가 두박자 정도 빠르게 나온다. 녹음된게 아니라 악보 데이타에 따라 연주하는 걸텐데 왜 이런건지는 의아하다.

연주곡의 경우 멜로디와 솔로의 구분이 이상한 것도 있었다. 예를 들어, 케니지(Kenny G)의 Against Doctor’s Orders는 멜로디 악보로 표시되는 연주가 멜로디 On/Off로 조절이 안됐다. 보이는 악보와는 달리 솔로를 Off 해야 멜로디 없이 들을 수 있었는데, 색소폰을 멜로디인지 솔로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표시 악보와 On/Off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시험 중 한번 뿐이긴 했지만, 알 수 없는 문제로 작동이 중지되는 문제도 있었다.

작동 중지

Alt+F4로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종료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얼핏 종료된 것 같아 보여도 여전히 Nsr과 ASIO4ALL가 계속 떠 있어서 이후 강제종료하기 전까지는 재실행이 안된다. 만약 연주중에 Alt+F4로 종료했다면 연주 역시 계속 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Alt+F4로 종료할 경우 세션맨이 해야 할 프로그램 종료를 위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아서 인 듯한데, Alt+F4는 윈도우의 일반적인 종료 방법 중 하나이므로 이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종료되도록 처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곡 데이타 등의 업데이트를 따로 해줘야 한다는것도 아쉬운 점이다. 사용자는 자기 제품이 어떤 버전인지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데이타를 받아 설치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에 자체 업데이트 기능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결론적으로, 세션맨은 인터페이스도 그리 나쁘지 않고 연주도 꽤 괜찮으며, SW라서 별도의 전용 장비 없이 노트북 등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고, 그래서 다른 반주기에 비하면 비교적 저렴하다는게 장점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완성도나 사용성 면에서는 부족한점이 많았다. 저렴하다고는 해도 HW를 갖춘 반주기에 비해 그렇다 뿐이지, 나름 만만치 않은 가격이란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애초에 프로그램에 엉뚱한 홈페이지 주소, 게시판 URL을 건 것부터가 거시기 하지 않나.2

그래도 어찌보면 사소한 개선점이라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 좋은 반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격 및 구매 안내

상품은 에펠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으며, 구성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제품 가격
애드립버전 패키지 99,000원
신곡 패키지 1개월 20,000원
신곡 패키지 3개월 50,000원
신곡 패키지 6개월 100,000원
신곡 패키지 12개월 180,000원

애드립버전 패키지는 기본으로 500곡이 수록되어 있으나, 그 외에는 별도의 패키지를 구매해서 추가해야한다.

참고로 구매는 아직 ‘전화주문’으로만 가능하다니, 홈페이지 상품 안내는 참고로만 하고, 왜 주문이 안되나 오해없길 바란다.

본 포스팅은 실제 상품/서비스 외에 경제적 대가 없이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해 작성한 진솔한 후기입니다.
  1. 가사가 일부 잘리는 문제는 악보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기계적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가사가 일정 길이 이상이면 잘리는게 아닌가 싶다. 

  2. 해당 URL은 이전 회사인 난소리미디어의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다. 세션맨은 2017년 2월에 에펠이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