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가르니에(Stéphane Garnier)’의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Agir et penser comme un chat)’는 고양이의 삶에서 얻은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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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라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강하다. 어떤 식으로 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에세이가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보니 의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혜안을 고양이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동물이다. 그건 그만큼 오랫동안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우화 등에 등장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이야기를 고양이를 빌어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고양이의 삶을 고스란히 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양이의 삶 자체를 크게 언급했다. 조금 과장하면 그야말로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너무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도 아니다. 분명히 배울만한 점을 잘 집어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고양이가 정말로 그러한가는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를 본 인간이 그러한 생각을 떠올린 것이지 고양이가 직접 그러하다고 얘기해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삶과 생각이라기보단 고양이를 보고 느낀 인간의 생각이라는 말이다. 멘토보다는 뮤즈에 가까운 존재인 거다.

그래서일까. 보면 멋지고 끌리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얼마나 좋은지 느끼고 ‘참고해야지’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에세이’인 것도 꽤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책에는 고양이로부터 얻은 교훈 말고 고양이의 행동을 그린 장면도 꽤 많은데, 보면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그로부터 배울 점을 끌어낼 때도 언제나 ‘이런 고양이가 얼마나 대단한가!’하고 말하는 것 같아, 인생에 관한 가르침을 담았다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고양이 예찬서 같은 느낌도 든다. ‘이래도 고양이 입양 안 할 거야?’ 하는 것 같달까. 그래서 좀 재미도 있었다.

책 뒤에 붙인 고양이 지수 평가도 나름 재미있었다. ‘고양이의 삶’에 견주어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는데, 아마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이 ‘당장 고양이를 입양할 것’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매력적이라 생각은 하지만 상황상 계속 입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 나도 언젠가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