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옌드리케(Bernhard Jendricke)’의 ‘히치콕(Alfred Hitchcock)’은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히치콕의 생애를 담은 전기소설이다.

표지

앨프레드 히치콕은 왠만한 영화애호인이라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하고, 그의 팬이 있을 정도로 좋은 작품도 많이 만들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영화인들이 그의 작품이나 그 자신을 인용하기도 할 정도로 거장으로 칭송받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좋은 모습만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은 차치하고, 영화인으로서의 활동만 봐도 그렇다.

그에게도 슬럼프라 할만한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때에 그가 취했던 행동을 보면 딱히 그가 높은 실험적인 성격을 갖고있거나 영화 예술인으로서 포기하지 못할 자존심 같은 게 대단히 컸다거나 한 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일종의 자가 복제에 가까운 작품을 만들기도 했을 뿐더러, 자신이 그토록 영화에 맞지 않다며 마뜩지 않아했던 짓을 그대로 되풀이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건 그가 그닥 영화 예술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영화를 일종의 사업으로서 보았고, 심지어 돈 계산도 밝았기 때문에 때로는 실패하기도 했을지언정 어떻게든 이득을 내기도 하고, 그렇게 번 돈을 투자하여 나름 남부럽지 않게 부유히 살기도 하였다.

그런 물질적인 상황과는 반대로 정신적으로는 별로 강하지도 또한 낙천적이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나중에 돌아보면 이불킥을 날릴만한 어린 짓을 벌이기도 했고, 스스로 자신을 몰아넣는 짓을 하기도 했다.

책에는 이런 그의 행보들이 큰 과장없이 비슷한 비중으로 적혀있다. 그래서 그의 생애를 너무 감정이입하지않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거리를 두는데 중점을 두어서 그런지 상세한 내용은 생략된 것들도 있다. 영화 얘기를 할 때 스포일러를 포함해 영화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정작 히치콕이 남겼다고 할 수 있는 편집과 촬영기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 이런 디테일이 부족하다 할만한 점들은 이 책이 조금은 개략적으로만 그의 인생을 훑는다는 느낌을 준다.

덕분에 너무 두껍지 않은 분량으로 그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미 그를 좋아하거나 그의 팬이라면, 그래서 그를 더 알고싶어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썩 만족스럽진 않을 수 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