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린(John Green)’의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An Abundance of Katherines)’는 독특한 영재 콜린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콜린’은 특별하다. 어려서부터 신문을 읽어내는가 하면, 온갖것을 다 기억하고, 할줄 아는 언어도 십수개나 된다.

하지만, 썩 특별하지는 않다. 소위 ‘천재’들처럼 어려서부터 어떤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그마나 잘한다고 믿었던 것들도 마치 거북이에게 따라잡히는 토끼처럼 조금씩 추월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의문, 미래에 대한 불안은 늘 콜린을 떠나지 않는다.

거기에 ‘캐서린’에게까지 버림을 받았다. 벌써 19번째다. 그는 늘 캐서린이란 이름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고, 얼마 안있어 당연한듯이 그녀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럴때면 괜찮은 척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좀 심각했다.

그런 콜린에게 단 하나뿐이라 할 수 있는 친구 ‘하산’은 여행을 제안하고, 둘은 누구든 비꼴만한 자동차를 탄채 별다른 목표나 목적지도 없이 가는대로 떠나간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이 지겨워질 즈음, 떠날때와 마찬가지로 무작정 들른 곳에서 특별한 만남을 갖게된다.

언어에 특출한 능력을 보이고, 시도때오벗이 애너그램을 만들며,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만남과 헤어짐도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콜린은 정말이지 독특하다. 소설은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그의 그런 면모를 꽤나 잘 보여주는데, 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콜린이 의외로 웃음을 자아낸다.

콜린의 독특한 면만이 그런게 아니다. 그와 함께 장난을 치는 하산이나 그걸 받아넘기는 린지도 그렇다. 아직은 어린 청소년의 모습을 담뿍 담은 이들의 모습은 소설을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만든다. 이들의 이야기가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이라 더 그렇다.

그 안에 나름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내용도 잘 담았다. 조금씩 성장해 가는 주인공들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도 의외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다보면, 끝에 다다라서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