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드 핫산자드(Farhad Hasanzade)’가 쓰고 ‘가잘레 빅델루(Ghazaleh Bigdelou)’가 그린 ‘나비의 날갯짓(An Umbrella with White Butterflies)’은 설을 맞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표지

책에는 설을 준비하는 여러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머리를 깍으려 기다리는 아이, 옷을 찾아가려고 대문을 두드리는 아이, 그리고 꽃을 파는 남매까지. 이들은 설에 늦지않게 일을 끝마치고자 내심 초조하다. 생각처럼 잘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설은 다가오고 모든 일이 망쳐질 것 같은 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연이 쌓이고 겹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작은 감탄과 미소를 안겨준다. 짧은 이야기라 복잡하게 연결되고 엮이지는 않지만, 이 작은 나비효과가 재미있게도 느껴진다. 작품 내에 묘하게 나비가 많이 등장하더니 어쩌면 그걸 은연중에 나타내기 위한 거였는 지도 모르겠다.

제목도 그렇다. 나비효과라는게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태풍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제는 ‘흰 나비가 있는 우산’로 그런 뉘앙스가 좀 약한데, 작품 내에 다른 나비(노란 나비)도 많이 나오고, 내용도 그런 식이어서 번역하며 바꾼 듯하다.

이란의 설 명절인 노루즈(Nowruz)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노루즈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래도 그걸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가 연결되며 따뜻한 마무리로 이어진 것은 나쁘지 않다.

독특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다만 작품 내에서 시간 얘기를 많이 하는 것 치고는 막상 시계의 시간은 신경써서 표시하지 않은 것 같아 좀 아쉬웠다. 그림도, 단지 글의 보조가 아니라, 작품의 주요 요소인데 신경 좀 써줬으면 좋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