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동물농장(Animal Farm)’은 스탈린 체제의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한 우화다.

표지

처음부터 의도가 분명했던 이 소설은 그 내용마저도 꽤나 노골적이어서 나름 우화로써 쓰이기는 했지만 누구나 소설이 쓰였던 당시 스탈린 체제의 소련을 까는 내용이라는 걸 손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 때문에 이 소설은 쉽게 출간되지 못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 당시 저자가 있던 영국은 소련과 동맹 관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영국은 일단 자유주의 국가이므로) 철저하게 검열을 당했다거나 그런 소설을 썼다고해서 모종의 핍박을 받았던 것까지는 아니나 저자가 그걸로 얼마나 영국의 자유주의에 실망을 했을지 새삼 짐작이 간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결국 출간하게 된 이 소설은, 우화라는 점을 이용해 대충 넘어가는 면이 있으면서도, 당시를 생생하게 겪고서 그걸 기반으로 써낸 글이라서 그런지 공산주의의 태동과 독재정권으로의 발전, 그리고 그 안에서 국민들은 어떻게 점점 더 미련하고 무기력해져 가는지를 잘 그리고 있다.

초기에는 공산주의의 이상을 잘 보여주면서 어째서 책으로 공산주의를 공부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되는지 알 수 있게도 하고, 그럼에도 왜 그것이 지켜지지 않고 결국 부패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도 잘 보여준다.

스탈린 체제를 비판하는 소설이지만 딱히 실제 소련의 스탈린 체제 성립 과정을 알고있지 않더라도 동물농장의 변화나 그 변화의 전개 과정을 확실히 알 수 있게 그렸기에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좋다.

작품 속 동물들은 그러한 체제 하에서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얼핏 과장되어보이지만 사이비 종교나 북한의 예를 통해 얼마나 세뇌되어 생각이 편향될 수 있는지 보았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굉장히 사실적이어서 조금 소름이 돋기도 한다.

저자는 당시의 소련을 비판하기 위해 소설을 썼지만,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꼭 당시의 소련에만 매여있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그 안에 속한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자유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노예를 자청한다는 점에서는 현대의 대다수 자본주의 사회인들의 그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돼지로 그려진 기득권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1940년대 소련 공산주의와 그를 옹호하는 이들을 비판한 것인데도 여러 부분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면을 떠올리게 하는 걸 보면 참 인간이란 결국 거기서 거기고 어떻게든 노답을 찾아내는 족속인가 싶기도 하다.

자유가 왜 중요하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