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도널드슨(Julia Donaldson)’이 쓰고 ‘샤론 킹 차이(Sharon King-Chai)’가 그린 ‘신비한 숲속의 동물들(Animalphabet)’은 다양한 숲속 친구들을 그린 플랩북이다.

표지

플랩북이란 일부를 접거나 해서, 펼치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장치가 있는 것으로, 좀 더 활동적이고 흥미를 끄는 그림책이다. 이 책에도 때론 날개 같은 게 붙어있는가 하면, 구멍을 통해 다음 장이 비쳐 다른 의미로 보이게 하는 등 몇가지 재미있는 장치들이 들어있다.

그렇다고 그런 신기함과 재미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따져보면 플랩 자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그보다는 원색적인 채색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동물들을 잘 표현한 것이나, 숲속 동물들의 특징을 비교하는 것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다음 동물을 연상해보는 재미라던게 하는게 플랩보다 더 큰 이 책의 장점으로 보인다.

각 동물들을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한 것도 좋다. 그 자체로 다음 동물에 대한 힌트도 주면서, 그를 통해 알파벳에도 익숙해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Animal과 Alphabet을 합쳐서 만든 원서의 제목 Animalphabet도 정말 적절하다. 여러 면에서 꽤 구성을 잘 한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그 장점이 많이 죽었다. 제목이 철자순으로 동물을 맞춘다는 힌트를 주고, 그래서 그 힌트로 동물을 연상하는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그걸 살리지 못하다보니 그로인한 강점도 무실해져버렸기 때문이다. 한국어와는 다른 영어 알파벳으로 영어 동물 이름을 연상해야 한다는 것도 좀 요원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영어 플랩북으로 만들어 원작의 특징들을 살렸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