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사피엔스(Anti Sapiens)’는 AI를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SF 소재로서 AI는 전혀 신선하지가 않다.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퇴보한 것처럼도 느껴진다. 이미 AI라고 할만한 것을 넘어선 거대 자아나 심지어는 일종의 종족같은 것으로까지 그렸던 작품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찌보면 상상이 뻗어나간 거리만으로는 더 얉은 AI가 요즘에 유독 더 관심을 받는 것은, 아마도 단지 상상으로서가 아닌 곧 다가올 미래라는 것이 여러 AI 서비스를 통해 체감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 AI를 소재로 했다고 하면 언제가 올지도 모를 먼 미래를 그린 것이었다면, 이제 AI는 정말로 곧 닥칠 초근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아직 거기까지 이르르는데는 몇가지 단계가 더 남아있고 그렇기에 그걸 제대로 넘어가지 못하면 단지 시류에 휩쓸려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놓는 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점에서 그 부분을 꽤 그럴듯하게 채웠다는 점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 전개도 괜찮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이야기와 떡밥을 던지고, 과연 그게 어떻게 풀어질지를 보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애초에 하려는 이야기가 분명했기 때문인지 제대로 설명하거나 해소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들도 있고 그래서 다소 의문을 남기는 점도 있긴 하다만, 그런 뒷 설정같은 것에 매달리기보다 주요 이야기에 집중을 한 것이라고도 할만해서 끝까지 지루하지않게 볼만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