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셔스터먼(Neal Shusterman)’의 ‘수확자(Scythe)’는 수확자 시리즈(Arc of a Scythe)의 첫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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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작에 외전까지 총 4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펼치자마자 꽤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세계관과 그것이 갖고있는 철학적인 기초가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시리즈가 전에없이 새롭다거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 않겠다. 심지어는 매력적이라고 했던 기본 설정마저도 어디서 본듯하다 느낄 정도로 SF나 소위 서바이벌 물에서는 좀 흔한 클리셰처럼 많이 나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단지 주인공들을 특정한 상황이나 행동을 하도록 몰아부치는 용도로만 소비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근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함으로써 꽤 괜찮은 깊이를 보여주기에 그런 것들과는 차별점을 보인다.

수확자들이 마치 새롭게 태어나는 것처럼 위인이나 성인의 이름을 딴 수확자명을 갖는 것이나, 모순적인 역할을 맡아 스스로 고민하고 옛 철학적 사유들을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주인공들이 아직 채 성인이 되지 못한 마지막 성장을 하는중인 청소년이라는 점 등등이 모두 이런 기본 설정과 이야기 흐름에 잘 어울려서 종합적인 독서 경험이 꽤나 좋다.

너무 철학적인 쪽으로만 빠지지 않도록, 또한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강점을 가지도록 서로 배치되는 수확자들을 등장시켜 마치 빌런과 히어로의 대립과 같은 구도를 만든다거나, 미스터리 요소를 이용해 음모론같은 상황을 만드는 것도 좋아서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보게 한다.

유별난 개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던데다, 떡밥이라 할만한 것도 꽤 친절한 편이라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예상밖으로 튀거나 하지는 않지만, 딱히 그런 반전같은 게 없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으며 다음 이야기에서 이들이 보일 행보도 기대하게 한다.

과연 썬더헤드란 완벽한 시스템과 수확자란 필요악적인 예외는 이 불멸의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지 사뭇 궁금하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