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록하트(Paul Lockhart)’의 ‘숫자 갖고 놀고 있네(Arithmatic)’는 수학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다룬 책이다.

표지

현대인이라면 수학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교과서에 붙는 이름에 따라 산수 < 수학 < 대수학 처럼 난이도가 나뉜다고 한다면, 설사 수학은 모른다 하더라도 최소한 산수는 모두 알 것이다.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등을 하는 방법 말이다. 이 책은 그런 기본적인 수학을 다룬, 말하자면 ‘산수책’이다.

수학은 모두가 아는 대중적인 학문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대체 왜 그럴까?

그건 우리가 수학을 기계적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그저 외우기만 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78은 왜 56이며 이 둘을 같다고 하는지, 1-1과 1+(-1)은 왜 같은지, 심지어 1+1은 왜 2인지조차 제대로 아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면 대체 수는 왜 헤아리는 건지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저 78은 56이라는 수식과 결과를 외우고, 그걸 바꿔치기 해나가는 방식으로 수식을 풀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재미가 있을 턱이 있나.

이 책은 그런 기존의 수학책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상식’으로 생각했던 당연한 것에 의문을 던지고, 그 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 후 제시한다. 복잡한 수식을 통해 수학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이기보다, 수학이란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 것이다.

거기에 풀이법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사용했던 표기법이나 계산 방법같은 역사적인 얘기들도 곁들였다. 지금과는 다른 이런 얘기들은 흥미롭기도 했는데, 이게 이 책을 수학을 주제로 한 에세이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래서 좀 더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단순히 그런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을 다루면서 그 원리를 풀어서 설명하므로, 수학을 ‘외우는 것’ 대신 ‘이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수포자를 위한 책이라더니, 과연 그렇지 않나.

수학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대체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