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마 미도리(友麻 碧)’의 ‘아사쿠사 오니 부인 일기(浅草鬼嫁日記) 1’은 조금 특별한 고등학생 부부의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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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실제로 결혼을 했다거나,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변사람은 물론 두 사람 역시 어느정도는 이미 부부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건 그들이 부부로서 지냈던 전생의 기억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전생을 기억하는 고등학생 부부, 그것도 요괴였던 전생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은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다분히 판타지적인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 살고자하기 때문에 딱히 나서서 요괴들과 어울리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생으로부터 이어받은 강대한 요기와 그들 자신의 성향으로 인해 주변에 다가오는 요괴를 막거나 하지는 않을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기꺼이 손을 내미는데도 주저함이 없어서 더 그렇다.

그나마 ‘아마사케 카오루’는 어느 정도 자제하면서 조심하려고 한다만, 주인공인 ‘이바라키 마키’는 때로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할 정도로 모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작가는 그걸 이들이 전생에 겪었던 사연과 그로인해 품고있는 일종의 측은지심을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건 어느정도 먹히는 편이다.

그 덕에 나름 본격적인 요괴 세계의 설정과 요괴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소소하게 펼쳐지는 미묘한 분위기의 소설이 되었다.

이런 구성이 그래도 썩 나쁘지 않은 것은 여러 설정들이 서로 어울리는 측면이 있어서다. 이들을 강대한 요괴의 환생으로 설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요괴들과 자주 얽히고 그 때문에 때론 곤란한 일에 처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손쉽게 넘기고 금세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존재감도 크고 힘 또한 막강한 요괴의 환생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현세가 어찌보면 괴로울만한 문제를 갖고 있는데도 그것에 절망하지 않고 살아낼 수 있는 것도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경험과 인연 때문이다. 전생이란 과거는 그들에게 고통을 남겼으며 현세에까지 영향을 끼쳐 평범하게 살 수 없게도 만들지만, 또한 그들이 갖은 일에도 마음을 잃지않고 꿋꿋이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이런 연결은 이들의 상황과 심정을 더 잘 알수있게도 만들어준다.

유명한 요괴들을 등장시키면서 새롭게 재구성한 그들의 사연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일상물이라 딱히 긴장감을 만든다던가 하지는 않지만 다음 이야기를 예고하는 것들도 뿌려두어서 그것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흥미도 끈다.

요괴 판타지 순정 일상물로, 꽤 괜찮다. 다음권도 기대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