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이모의 멋진 하루(Auntie Bea’s Day Out)’는 ‘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의 마법 동화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표지

비 이모는 좀 골치아픈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도 않을 뿐더러, 남을 배려하거나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런 비 이모와 어느 날 바닷가에 가게 되면서 벌어진 일을,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지 황당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마법같은 일을 통해 흥미롭게 그려냈다.

너무도 갑작스레 일상이 판타지로 바뀌는데도 모든 등장인물들이 지나칠정도로 태연하다는 점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동화 시리즈의 특징 같은 것인데, 그건 이번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알수없는 일을 겪으면서도 자기 멋대로인 비 이모 뿐 아니라 아이들도 역시 이 신기한 현상을 관찰하거나 분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일 정도는 의례 일어나는 것이라는 둥 태연하게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이런 태도 때문인지 이들이 그런 일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나 기회가 생겼을 때 잽싸게 빠져나오는 것도 묘하게 어색하지 않다.

상식에서 좀 벗어난 듯한 상상력은 재미도 있는데, 거기에 그럴듯한 설명 같은것도 따로 붙이지 않고 그냥 그대로 미지의 것으로 남겨두는게 이게 더 신기하고 뭘까 상상하는 재미를 준다.

이야기 속 살아있는 섬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일들은 어떻게 보면 남들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구는 비 이모의 그것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원치않게 휘말린다는 것이나, 그것이 골치아픈 뒷처리거리를 남긴다는 것도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면 의외로 참 적절한 비유를 한 것 같기도 하다.

시선을 조금 바꿔 비 이모 입장에서 보면 남이 뭐라하거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게 대단해 보이기는 하다.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니, 참, 부러운 긍정력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