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나츠메(オノ・ナツメ)’의 ‘버든(BADON)’은 전과자들의 담배가게 창업기라는 나름 독특한 소재의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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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나츠메의 특장점은 역시 ‘신사’라는 생각이 든다. 딱히 엄청 미형이거나 한 것도 아니고, 마냥 멋짐을 그려낸 것 하고는 거리가 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중년 신사’를 그려냈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할만한 캐릭터들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들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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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냥 매력적인 주인공들이라 하기에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사람들이기는 하다. 이들 4명이 모두 전과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범죄에서 완전히 손을 씻고 깨끗한 일로만 재기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참작의 여지가 있으며, 사회로 돌아와 보여주는 행동들 역시 범죄자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모습들이어서 꽤나 호감이 가기도 한다. 그래서 솔직히 범죄자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들이 바닥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또 때로는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해 겸사겸사 붙인, 말 그대로 ‘어디까지나 설정에 불과한 것’처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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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이 선택한 것이 ‘고급 담배 가게’라는 것은 솔직히 잘 와닿지는 않는데, 현대인 중에는 그런 시대를 겪거나 피부에 와닿게 들어본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라고 고급 담배라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또 재기하려는 사람들의 사업으로는 어울리지가 않고. 그래서 이 작품의 배경이 뭔가 섞여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도시 모습이나 물건 등은 완전 현대같지만, 분위기나 문화적으로는 좀 옛날 같아서다. 이게 의외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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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들자면 그 외에도 경험이 없는 이들이 너무 수월하게 가게를 성장시켜나간다던가, 아무리 화해로 이어지는 갈등요소라지만 전과자라는 게 너무 가볍게 ‘소비’되고, 필요하다면 뒷배에도 손을 뻗는 등 찝을 수 있는 부분들도 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단점으로 튀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드라마와 캐릭터의 매력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창업 스토리만을 담은 게 아니라, 그러면서 만나는 사람과 그를 통해 생겨나는 갈등을 그리기도 하고, 그것을 처리하면서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씩 쌓아나간다.

나름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전개도 오노 나츠메의 캐릭터, 묘사와 만나면 매력적인 흐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