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는 상당히 잘 만든 뮤지컬 영화다.

포스터

사실 나는 이걸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다. 원작인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현하는 걸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 쏟아져도 떨떠름 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건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원작을 거의 충실히 따라가기에 ‘역시…?’ 싶었어서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으로는 그럴듯 했던 장면이 실사가 되면서 어색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면서 바꾼 자잘한 것들이 조금씩 쌓이더니 뒤로 갈수록 훨씬 좋아지게 만들어서 꽤 감탄이 나왔다. 케릭터를 재해석하고 장면을 영화에 맞게 수정한 것도 좋았다. 과연! 단지 실사화만 한 게 아니라는 거구나!! 어떤 것들은 너무 자잘해서 한번 볼 때 미처 못보고 지나치게 될 수도 있는데, 여러 차례 다른 관점으로 보다보면 살짝 뒤에 있던 것들도 볼 수 있어 더 만족스러운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정말 잘 봤고 또 좋아했으면서도 썩 좋게만은 보지 않았었는데, 영화는 그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워서 다행이다.

물론 여전히 아쉬움도 있다. 여전히 잘 안맞는 게 있어서다. 그 중에는 삭제된 장면에 그에 대한 내용이 들은것도 있었다는데, 좀 길어져도 이야기를 충실히 매꾸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장면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것들을 하나씩 따져보고 유추해서 상상으로 채우는 것보다는 당연히 영화를 볼 때 충분히 보이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일부는 단지 뒷얘기라 생각했는지 아트북 따위에서 풀어낸 것도 있다는데… 아, 쫌. 그럴거면 영화에 담았어야지. 그럴 필요가 없는거면 아예 얘기 하질 말던가. 뒤에가서 주절주절 공백을 채우는 짓을 대체 왜 하나. 3~4시간정도는 충분히 볼 수 있다고.

그러니, 혹시 무삭제판이 있다면 꼭 한번 보고 싶다. 몇몇 아쉬웠던 이야기나 연출을 보완해서 리메이크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뮤지컬이 아닌 일반 영화라면 또 어떨지도 궁금한데. ㅎ

영화에는 요즘 시기가 시기라 그런지 다양성이나 패미니즘을 의식한 요소도 꽤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걸 쓸데없이 단지 소비하기 위해서 넣은 게 아니라는 것도 좋았다. 다만, 최근 디즈니 영화에서 패미니즘이 짜증나게 나왔었던 걸 생각하면, 이건 단지 당시 전례가 부족했기에 조심하려다가 우연히 그렇게 된 걸 수도 있다만, 쓸데없이 과하게 억지로 우겨넣어 짜증을 유발하느니 차라리 그렇게라도 수위가 조절된게 결과적으로는 잘 된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