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 레비(Debbie Levy)’가 쓰고 ‘휘트니 가드너(Whitney Gardner)’가 그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정의를 향한 여정: RBG가 되기까지(Becoming RBG: Ruth Bader Ginsburg’s Journey to Justice)’는 한 소녀가 차별에 맞고 판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표지

루스는 어떻게 보면 운이 나빴다. 그녀가 태어난 시기가 나찌 등을 대표로 유대인 박해가 심하던 때였던데다,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이나 관습이 많았던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었고 그를 해쳐나가기 위해서는 고된 싸움을 해야 했다.

조금 다르게 보면 그녀는 꽤 운이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 전쟁과 노골적인 유대인 배척이 있던 시기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가장 마주하는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맞딱뜨려야만 했던 것은 아니며, 어머니처럼 그녀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있었던데다, 꽉 막혀있던 과거와 달리 그나마 변화에 반응해줄 수 있는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원하는 이룰 수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 큰 성취를 이뤄낼 수도 있었다.

전기만화인 이 책은 그런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무엇을 보고 자랐으며, 또 자라서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그리고 있다. 좋은 점은 무엇을 보여줄지를 상당히 잘 선택했다는 거다. 일관되게 성차별과 성평등이라는 이슈를 포함하고있는 일화들은 그녀의 생애와 활동을 일관된 시점으로 볼 수 있게 하며 그것은 자연히 그녀가 주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나 추구하던 것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게 한다. 지금도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문제들은 그녀가 얼마나 선구적이었고 또한 대단한 성취를 이뤘는지도 새삼 알게한다.

제목이 ‘RGB가 되기까지’인만큼 책은 전 생애가 아닌 그녀가 판사가 되기까지만을 그리고 있는데, 대신 나머지는 글로 실음으로써 그녀의 이후 생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보충은 책의 컨셉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기물로서의 부족함을 보완해주기도 하기에 나쁘지 않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