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믿어줘’는 여러 아이들이 겪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로 담아낸 소설이다.

표지

책에 수록된 5개의 이야기들은 모두 반짝인다. 작고 간단한 동화적인 상상력에서 시작한 것들을 모두 동화적인 이야기로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사용한 소재가 모두 새로운 것은 아니며, 이미 전래동화 등에서 익숙히 보았던 것도 있지만 그런 것들도 책 속 이야기로 잘 각색을 해서 나름의 보는 맛이 있게 만든 것도 좋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신기한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흥미롭고 또 재미도 있는 편이다.

다섯개의 이야기는 각각이 온전하게 개별적으로 완성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한 반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인만큼 은근히 연결점을 보이기도 하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그것들을 감싸 각각이 모두 큰 이야기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다만, 그런 연결은 마지막 이야기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동굴을 믿어줘’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옅은 것이라서 딱히 개별 에피소드들이 서로를 알게하고 친해지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에필로그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변화는 사실 조금 뜬금없기도 하다.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고 전과 달라지면서 그렇게 되었을 거라는 걸 그저 짐작해보게 하는 것보다 각각에서 서로를 좀 더 확실하게 등장시키거나 이들이 한데 모이는 에피소드를 마지막에 넣어 정리를 하는 건 어땠을까 싶다. 마침 기묘한 사건을 불러와 줄 것 같은 신비한 나침반도 있었는데 뭔가 좀 아쉽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