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녹스(Beo Nox)’는 유전자 조작과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표지

소설을 읽으며 처음 드는 생각은, 저자가 자신의 이력을 잘 이용했다는 거다.

전자공학부, 특히 반도체 이론을 주요하게 사용했고, 거기에 유전공학 등 의공학적인 것이나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같은 컴퓨팅 분야에 대한 지식같은 것들을 꽤나 솔직하게 결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종의 데자뷰 같은 것도 많이 느낀다. 같은 소재를 비슷하게 사용한 것도 있고, 반대로 다르게 사용한 것도 있어 괜히 비교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여러 기술적인 용어와 자료들을 참조해 기술한 내용들은 나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 반도체의 구성과 작용같은 것들을 인간들의 그것으로 대응해서 얘기하는 것은 새로운 관점이라는 점에서 꽤 흥미롭기도 하다. 빗댄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거나 찾아본다면 ‘이걸 이렇게 댔네?’라며 재미를 느낄만 하기도 하다.

문제는 이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온도차가 좀 큰, 그런 방식으로 소설을 썼다는 거다. 거의 1:1로 가져와 사용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불필요하게 전문용어를 심지어 영어 그대로 가지고 와서는 억지스럽게 매핑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게 그 하나다.

이 소설이, 기본적으로는 SF지만, 다분히 종교적인 판타지 성격도 갖고있는데다, 이것이 SF적인 요소나 인간성을 부각하는데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주요 흐름 등에도 꽤나 깊게 관여해서 더 그렇다.

소재의 사용과 이야기 방식이 호불호성을 만든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취향에만 맞다면 나름 공학적인 상상력을 흥미롭게 매핑한 소설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다소 시험적인, 일종의 습작처럼 여겨질 수 있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