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은 여성 실학자이며 다양한 활동을 남긴 빙허각 이씨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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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허각 이씨(憑虛閣李氏)는 규합총서(閨閤叢書) 등으로 유명한 여성 실학자다. 그녀가 남긴 것이 주목할 만도 하고, 한중일 동양 3국의 실학자 중에는 유일한 여성이기도 해서 꽤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 소설은 그런 그녀의 삶과 사랑을 그린 일종의 전기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수씨 단인 이씨 묘지명(嫂氏端人李氏墓誌銘)’에 기반해서 가능한 역사를 충실히 반영하려고 한 듯 보인다. 그래서 생각보다 중간 중간에 끊김이 느껴지기도 하고, 만들어낸 이야기라기엔 마뜩잖은 전개가 보이기도 한다. 그런 점들이 소설로서는 조금 아쉽다.

반면에 빙허각 이씨의 삶에 대해서는 꽤 충실히 담아냈다. 그래서 남긴 것에 비하면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은 그녀의 삶에 대해서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스스로 지은 호 ‘빙허각’에 주목하고, 자주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나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도 나름 잘 풀어냈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들어간 듯한 이 부분은 그녀의 삶을 어느정도 설명해주기도 하는 것이었다. 다만, 그래서 그게 다른 면에서는 왜 그런 선택을 한건지 의아함이 남게 만들기도 했다.

분기라고 할만한 중요한 선택에서도 그럴만 한 점이 있는 것은 분명 알겠으나, 선택지를 너무 좁혀서 그린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만약 거기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빙허각 이씨의 삶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증도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