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탄생; 아직도 고양이 안 키우냥?’은 외로움 해소 등 자신만을 위한 이유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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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고양이를 입양하고 약 1년간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 생각했던 것들이 적혀있다. 그 중에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꽤나 솔직한 심정도 있다. 하긴, 애초 시작이 ‘자신을 위해서’ 였으니, 당연히 들 수밖에 없는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것 치고는 꽤 열과 성을 다해서 고양이를 키웠다. 고양이도 꽤 잘 만난 것 같다. 까불고 정신사납지만 그래도 애교있는 첫번째 고양이 라미도 그렇고, 그런 라미와는 정 반대인 것처럼 다른 두번째 고양이 보들이도 그렇다.

작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분리불안 기록’이라고 했는데, 책을 보면서는 딱히 그래 보이지 않았다. 글을 쓸 때 어느정도 자제한 걸까. 아니면, 비록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것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뿜어져나오는 고양이 사랑과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고양이를 키우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 주를 이룬다. ‘집사의 탄생’이라는 제목은 그런 점에서 보면 참 잘 지은 것 같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도 또한 나는 쫌 고양이를 키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고양이를 키워서 좋은 심정 뿐 아니라, 고양이를 키운다는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잘 들어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책에서 보는건 실제 겪었을 고생이 상당히 완화되어 적힌 것이란걸 생각하면 함부로 고양이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은 할 수 없게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 게 얼마나 아이를 키운다는 것과도 닮았는지 새삼 느낀다. 그래도 글로나마, 그런 간접 경험으로나마 고양이와의 생활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아쉬운 것은 정작 집사의 고양이들 사진은 별로 없다는거다. 그보다는 그림으로 그려 넣은 것이 더 많은데, 역시 사진을 대신하기에는 좀 부족했다. 인스타그램도 했다더니, 사진도 좀 더 실었으면 좋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