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L. 반 헤케(Madeleine L. Van Hecke)’의 ‘나는 왜 자꾸 바보짓을 할까?(Blind Spots: Why Smart People Do Dumb Things)’는 ‘생각의 맹점’을 다룬 책으로, 왜 합리적이고 똑똑한 사람들도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오류에 빠지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책은 맹점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10가지 맹점들에 대해 한 장씩 나누어 설명한 후 그에 대한 요약과 해결법을 정리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10가지 맹점과 그 해결법은 다음과 같다1:
- 생각하지 않는 맹점
→ 필요할 때마다 바로 멈춰 사고하는 법 - 모르면서 묻지 않는 맹점
→ 나도 모르는 나의 오류를 발견하고 대처하는 법 - 익숙한 것을 깨닫지 못하는 맹점
→ 놓치기 쉬운 감각을 감지하고 키우는 법 - 내 모습을 볼 수 없는 맹점
→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 - 타인의 관점으로 보지 못하는 맹점
→ 편견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으로 사고하는 법 - 패턴화된 사고의 맹점
→ 단순한 범주화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 성급한 결론으로 비약하는 맹점
→ 논리적 추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 - 불분명한 증거에 빠지는 맹점
→ 증거를 제대로 이해하고 읽어내는 법 - 필연과 우연을 구분 못하는 맹점
→ 감추어진 원인을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법 -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맹점
→ 시스템적 관점으로 빅피처를 보는 법
일단 기본적으로 이 책은 각 맹점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잘 설명했다. 가끔 ‘미국 사람의 예가 한국 사람에게도 똑같을까?’ 싶을 때도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예도 적절하고 충분히 들었다. 심리학 책임에도 인간의 맹점과 그로 인한 실수나 오류들을 다룬 것이라 재미도 있다. 게다가 쉬운 문장으로 썼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좋다.
그래서 각 장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 각 맹점은 왜 일어나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맹점에 대해서 알고있더라도 그에 빠진 당사자는 그걸 알아채기 힘들다는 거다. 그러니까 맹점인 거지. 그래서 작가는 주변에 맹점에 빠진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빠져나오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도 함께 얘기한다.
이 책이 더욱 좋은 점은, 자신의 행동이 맹점에 빠져 한 것은 아니었나도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다는 거다. 실제로 나는 각 장을 읽을 때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 일이나 행동이 맹점 때문에 그렇게 된 건 아니었을까 하고 되새김질해봤다. 그러고나니, 당시엔 이해할 수 없던 상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가진 맹점은 무엇이었고, 상대의 맹점은 무엇이었는지를 따져보자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지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후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던가, 실시간으로 맹점을 떠올리며 행동을 수정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내 경우도 되돌아보기였기에 겨우 그것을 할 수 있었을 뿐, 막상 현장에 닥쳐있는 사람이 그런걸 해내기란 좀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이후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충동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거다. 그러므로 이젠 같은 상황이 생기더라도 ‘쟤는 대체 왜 저러나’하며 끝나는 게 아니라 나와 상대방에게 서로 어떤 맹점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차이다.
이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단순히 재미나 학술적인 연구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도 유익하다는 점 말이다.
당신도 최근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서 설명도 이해도 못 할 묘한 어긋남을 느꼈다면 혹시 서로 어떤 맹점을 가진 채 대했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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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에서 발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