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기억’은 인간의 악한 내면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표지

이야기의 시작에는 한 소년의 죽음이 있다. 소설은 그걸 ‘기석’, ‘영환’, ‘유경’ 세사람의 시선을 번갈아 따라가며 현재 이들의 상황과 과거의 행적,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일종의 미스터리인 만큼 여러 감춰진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 구도는 비교적 쉽게 잡히는 편이다. 세 사람이 어떤 관계에 있고, 누가 나쁜놈인지 같은 것이 그렇다. 그래서 소설은 조금 복수극처럼 읽히기도 하는데, 그 복수의 방식과 정당성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들어있어 마냥 시원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이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몹쓸 취향과 악행을 갖고있었다는 것은 꽤나 익숙한 소재인만큼 별로 신선하지는 않다. 이야기에 큰 굴곡도 없어 좀 평이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소재도 소화를 잘했고 이야기 전개 역시 나쁘지 않기에 끝까지 잘 읽힌다. 결말도 과하거나 허하지 않게 적절히 잘 지은 편이다.

기석의 악행은 좀 소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악인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느끼기 힘든데, 이는 반대로 그가 그만큼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별 특별한 게 없더라도 인간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이야기의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생각하면 더 그러해서 과연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낸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