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맥니콜(Sylvia McNicoll)’의 ‘체인지(Body Swap)’는 우연히 몸이 뒤바뀌게 된 소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15세 소녀 ‘할리’와 82세 할머니 ‘수전’의 만남은 썩 유쾌하지가 않다. 그 계기가 교통사고이기 때문이다. 둘 다 저 세상의 문턱에서 안면을 트게 된데다, 서로에겐 마침 중요하게 생각하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거기에 ‘엘리’라고하는 신이라는 작자는 그들을 서로 다른 사람의 몸에 넣어두고는 문제를 해결하라며 강제나 다름 없는 임무를 떠맡기기까지해서 영 마뜩지가 않다. 그래도 어쩌랴.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부여잡고, 원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울며겨자먹기라도 하는 수밖에.

그러면서 원래 이들이 당면해있던 연애와 요양원 문제도 서로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틀어지지 않게 혹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공작을 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서로에 관해 느끼고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새로운 경험과 이해 등을 얻게 된다.

여기까지만 했으면 단순한 소동극에서 그쳤을텐데, 작가가 애초에 두 사람이 만나게 됐던 계기를 이후 이야기로 연결하는 방식이 좋아 구성이 잘 되어있다고 느끼게 하며, 그를 통해 일종의 사회 비판적인 측면을 내비치는 것도 이야기의 재미를 해치지 않을만큼 적당하면서도 의미도 있어 공감을 끌어내고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들기도 한다.

어느 정도는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너무 가라앉지 않고 꽤 유쾌하게 볼 수도 있으며, 어린 철부지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 않은 것도 좋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