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조이 파울러(Karen Joy Fowler)’의 ‘부스(Booth)’는 부스 가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부스 가문은 미국 최고의 명문 연극 가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에는 다른 이유로 더 유명한데, 바로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암살자가 이 집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부스 가문의 셋째 아들이었던 ‘존 윌크스 부스’다. 그는 대체 왜 링컨을 암살하기에 이르른 것일까.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라면, 사건의 주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그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쓴 것에 가깝다. 부스 가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나 범죄 후 그들이 어떤 삶을 보냈는지 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럼으로써 단지 당시의 사회 분위기나 사건의 경과같은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게 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보통 무리를 모두 싸잡아서 ‘범죄자 가족’으로 구분짓곤 한다. 범죄자 가족이 된 사람들은 설사 자신이 거기에 전혀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죄책감을 나누어 가져야 하며, 사람들의 미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하게 된다. 냉정하게 보면 좀 억울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타인과 함께 가족을 욕하고 미워하며 그러한 구분에서 냉정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는 단지 괴물일 뿐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종교의 그것을 떠올리게도 하는 이 딜레마 상황에 작가는 명시적으로 판단을 내리거나 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다룸으로써 독자가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