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자작나무 숲’은 ‘푸른솔 503호’ 이후 내는 신현지의 두번째 책으로 총 10편의 단편 소설을 수록한 단편집이다.

표지

각각의 단편들은 모두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있다. 주제나 전해주는 느낌도 그래서, 어떤 것은 현실과 이상간의 괴리와 끝내 손내밀 수 없었던 인연에 대한 슬픔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슬픔과 그림움을 보여주기도 하며, 또 어떤것은 그런 슬픔을 딛고 해처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전체적으로 어떤 슬픔이나 아픔 같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작가는 그것들을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동떨어지지도 않게 수위조절을 해서 그렸다. 소재나 이야기도 때론 환상적인 면모를 보여주긴 하나 어디까지나 현실에 그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그래서 보다보면 나도 그런 감정에 동화돼 밑바닥으로 차츰 침잠해 가기도 한다.

물론,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캡틴’이 그러하다. 대안학교를 배경으로 엇나갔던 아이의 갱생과 인간의 믿음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그 끝도 해피엔딩이라 유독 더 튀어보인다. 작품집의 전제 분위기와는 안어울린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작가 자신도 ‘인간의 생래적인 고독과 사회 규범 속에서 파생되는 각각의 아픈 표징들을 담았다’고 했으니, ‘캡틴’은 어쩌면 미스 픽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소설 자체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단편을 통해 전하려는 것도 나름 뚜렷해 보였고,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전라도 출신이라서 그런지 전라도 사투리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도 눈에 뗬는데, 경상도 사투리에 비해 생각보다 잘 사용되지 않기에 반갑기도 했고, 시골 어른들의 느낌도 잘 표현해 주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