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살레스 마시아스(José Luis González Macías)’의 ‘세상 끝 등대: 바다 위 낭만적인 보호자(Breve Atlas de los Faros del Fin del Mundo)’는 세계 곳곳의 등대를 담은 일종의 지도첩이다.

표지

지도첩(Atlas)란, 말 그대로 여러 지역의 지도를 모은 책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세계 곳곳의 등대가 있는 지역의 지도를 간략하게 담고, 등대의 모습이나 구조를 담은 그림, 그리고 등대의 역사같은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음으로써 각 등대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어떤 점에서는 낯설고 신기하기도 하다. 현대인 중 상당수는 등대를 보기는 커녕 무엇인지 실감하지 못할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이미 GPS 등의 차세대 기술이 개발되면서 역사의 한켠으로 물러난 용도불명의 구조물이 되었는데 그것이 아직까지도 이렇게 많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서다.

한편으로는 어떤 낭만같은 것도 느껴지는데, 이건 아마 많은 문학들에서 등대를 긍정적인 지표의 대명사로 많이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건축물의 구조에 매력을 느끼고, 그 아름다움에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건조된 독특하고 개성있는 등대들을 살펴보는 것이 꽤 재미있기도 했다. 쉽게 높은 탑 같은 것을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생각보다 낮은 집 형태의 것들이 많은 것도 눈에 띄었는데, 높은 곳에 짓는다면 굿이 높게 세울 필요 없다는 합리성도 느껴진다.

책은 얼핏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데, 그런것과 달리 쉽게 잘 읽히는 편이다. 그건 저자가 딱히 등대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고, 등대에 얽힌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며, 이 책 역시 무슨 역구나 조사같은 것을 통해 집대성했다기보다는 가볍게 그러모은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위치와 모습, 관련 이야기 등을 소개하기는 하지만 깊게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은 관광 안내서같은 느낌도 든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