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의 머리’는 한 배우의 머리를 두고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 만화다.

표지

만화 제목의 ‘가르시아’는 바로 그 배우의 머리다. 배우가 찍는 영화의 이야기상 머리가 잘리게 되는데, 그 소품을 어찌나 기가막히게 만들었는지 마치 실물을 보는 것 같아서 모두가 환호하며 영화 제작을 마친다. 그리고 머리를 챙겨 돌아가는 소품 제작 회사 ‘사랑공작소’. 그들은 자기들의 머리 소품에 엄청난 비닐이 있다는 걸 알고는 당황하게 된다.

만화는 기본적으로 스릴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거기에 귀신들이 등장하는 오컬트 호러라든가,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인간들이 얽히면서 자아내는 느와르도 보여주고, 그 와중에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코미디도 섞여있어서 참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한다.

이런 걸 자칫 잘못하면 어느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이상하게 끝나버리게되고마는 경우도 많은데, 이 만화는 놀랍게도 그런 것들이 기묘하게 잘 융화되어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주요 장르인 스릴러, 오컬트 호러, 인간들의 욕망이 담긴 느와르 등이 서로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어둡고 칙칙하며 무겁다는 거다.

코미디는 이 만화에서 좀 따로논다고 할만한 요소인데 워낙에 나머지 것들이 잘 섞여있는 상태에서 살짝 얹는 식으로 코미디를 선보이기 때문에 다른 면모들이 자아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며 이상하면서도 웃기고 그러면서도 심각해보이는 기묘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것들을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도 꽤 짜임새있다. 여기 저기서 각각이 마치 따로 등장하는 것 같던 것들이 사실은 어떤 장면이었는지를 짜맞추는 것이라던가, 별 거 아닌 것처럼 흘려노았던 복선을 뒤에서 회수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꽤 감탄이 나온다.

엔딩은 그 방식상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그 동안 보여준 이야기와 연출이 좋기에 전체 만족도를 떨어뜨리진 않는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