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다양한 SF 단편들을 담은 소설집이다.

표지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그리는 SF는 그 특성상 일종의 예언문학같은 성격을 띈다. 기존의 역사, 작금의 세태, 거기에 박차를 가할 기술발전 들을 따져서 그것들이 한데어우러졌을 때 다다르게 될만한 가능성있는 미래의 모습을 꽤나 그럴듯하게 유추하며 고민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현재에 대한 통렬한 비판 등을 담은 우화나 블랙코미디같은 것이기도 하다. 동떨어진 시간과 공간을 그리면서도 절로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이나 사건 등을 등장시킴으로써 질리지도 않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문제를 일으키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비꼬는가 하면, 몇몇 조건부 상황에서 손쉽게 짓밟히곤하는 인류문화적 가치같은 들을 보여주며 과연 인간성이란 무엇인지에 사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과학적인 상상력 그 자체로 흥미롭거나 재미를 주는 것도 있다.

그간 써왔던 SF 단편들을 모음 소설집인만큼, 책에는 그런 여러가지 SF 단편들이 폭넓게 실려있는 편이다. 어떤 소설은 굉장히 어둡고 무겁게 가라않는 반면, 또 다른 것은 마치 발랄한 코미디처럼 톡톡 튀는 느낌인 것도 있고, 메시지를 담았다면 순수 재미를 추구한 것도 있으며, 수월하게 잘 읽히는 게 있는가 하면 그래서 결국 뭔 얘기였지 싶게 만드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SF 단편의 맛과 아이디어를 잘 살린 유머스러운 작품 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