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구치 타쿠(川口 拓)’의 ‘부시크래프트 캠핑 교과서(Bushcraft Manual ブッシュクラフト-大人の野遊びマニュアル: サバイバル技術で楽しむ新しいキャンプスタイル)’는 안전하게 자연 속에서 노는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표지

‘부시크래프트’는 정의가 쉽지 않은 용어다. 특정 활동만을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대가 지나면서 용어의 활용도 조금씩 변해왔다.

180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는 이 용어는, 간단하게는 숲이나 들판 등에서 물건을 만들거나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캠핑’이나 ‘서바이벌’과 같은 선상에 있는데, 이제까지는 인지도가 다른 둘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러나 좀 더 자연에 가까운 활동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시크래프트도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런 경향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서바이벌’은 너무 많은 위험성을 갖고있어 쉽게 접하기 어렵고, ‘캠핑’은 사실상 펜션을 이용하는 것과 별 다를바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중간쯤에 위치해 위험은 적절히 관리하면서도 보다 자연에 가까운 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부시크래프트가 대두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는 그런 부시크래프트를 위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부시크래프트란 무엇인가 하는 개념 같은 것은 물론, 활동에 필요한 장비 소개와 그것들을 다루고 관리하는 법도 잘 담았으며, 기본 활동인 셸터 구축, 물 확보, 불 피우기, 조리하기 등은 어떻게 하는지 역시 잘 설명했다.

책 구성도 잘했다. 초보자도 볼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데다, 관련 사진과 그림도 풍부하게 실어 보기 좋다. 일부 주요 내용은 각 과정을 순서대로 나누어 상세하게 싣기도 했는데, 해당 과정을 알 수 있게 사진을 잘 찍은데다 사진 위에 적절히 설명을 달아놓기도 해서 동영상으로 보는 것 못지않게 실감나게 따라갈 수 있다. 그런 것들이 기본 활동을 설명한 것과도 이어져서 부시크래프트 활동의 맛을 상상해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이미 유사 서적을 많이 봤던 사람이라면,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부시크래프트 기술도 결국엔 캠핑/서바이벌 기술과 다를 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걸 쉽게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한데다, 부시크래프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활동들도 잘 담아서 보다보면 그간 잊고있었던 자연에서의 야생 생활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현대의 펜션식 캠핑을 보면서 ‘그렇게 할거면 캠핑을 왜 가?’하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나 한번이라도 자연을 느끼며 지내는 삶을 동경해봤던 사람에게라면 이 책이 그 작은 불씨를 살려줄 부싯깃이 되어줄 지도 모른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