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24’는 한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법정 공방을 다룬 사회파 소설이다.

표지

사회파 소설은 어딘가 비현적인데가 있는 기존의 픽션들과 달리 당시 사회의 주요 이슈나 현상, 또는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마치 논픽션과 같은 묵직함을 던지는 소설이다. 가벼운 일상이 아닌, 무거운 죽음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다룬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그가 죽어야만 했던 배경이나 그 과정에 연관된 사람들을 보면 마치 오래전에 있었던 일 같으면서도 또한 바로 지금 당장에도 벌어지고 있는 일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소설 속 상황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 그렇다. 저자 역시 현장실습생 경험을 했었고, 그 때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는데, 그런 경험이 작품의 현실성으로 잘 담긴게 아닌가 싶다.

소설이 담고있는 주제 자체는 이미 여러번 나온 것이기는 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보면서 떨림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아직도 별 바뀐게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게 못내 한숨을 짓게 만든다.

이야기 자체는 꽤 무난하게 잘 쓴 편이다. 크진 않지만 미스터리한 요소나, 법정 공방도 나름 볼만하고, 당초 중편으로 쓰려던게 길어져 장편이 됐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늘어지거나 지루한 느낌도 딱히 없다.

다만, 세부적인 몇몇 부분은 의아함이 들기도 한다. 법정 공방에서도 과연 그렇게 흘러갈 수 있을까 싶은 부분이 있고, 증거나 증언을 찾는 부분도 좀 너무 이상적으로, 지나치게 잘, 풀리는 것처럼 보였다. 애초에 수사과정에서 찾지 못한 것도 그렇지만, 그 때 못찾았던 것을 훨씬 적은 인원수로 그렇게 단기간에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일부 증거의 경우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는데도 굳이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작위적으로 노출 위치를 강제한 느낌도 있었다. 실제였다면, 그렇게 중요한 증거를 처음부터 확인해두지 않을리는 없을 것이기 떄문이다. 이런 소소한 점들은 소설의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