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수학을 일상과 속임수라는 재미있는 주제로 담아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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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증명으로 완성된 공식을 활용해 해를 얻어내는 수학은 어렵고 낯설다. 한국 사람은 학생 시절에 학업을 위한 수학만을 배우며,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간단한 덧셈 뺄셈 외에는 딱히 수학이라 할만한 것을 일상에서 접하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일상에서의 수학 이야기, 특히 속임수에 관한 것을 말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비껴갈 수 있는지를 수학적 사고를 통해 이야기한다니 과연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지어서 할지 사뭇 궁금했다.

그리고 그 부분은 나름 괜찮은 편이다. 할인이라는 너무도 자주 접하는 것부터 시작해 도박의 함정이나 확률과 통계, 그리고 평균에서 빠지기 쉬운 속임수 등을 보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따져 풀이한 것은 흥미롭고 재미도 있다.

일상적인 주제로 시작해 지극히 수학적인 내용으로 이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작점 덕분에 더 깊은 수학 이야기에도 관심이 갈 뿐더러 그렇게 담아낸 이야기들 역시 볼만하기 때문이다.

그 덕인지 본격적인 수식이나 공식이 등장했을 때에도 크게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일상 속 속임수를 따져본다는 컨셉이 그렇게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는 거다. 딱 컨셉대로인 것도 있기는 하나, 개중에는 이게 속임수와 무슨 상관인가 싶은 게 있는가 하면, 물꼬를 틀기 위해 말하는 속임수와 수학 이야기가 전혀 상관없어 연결이 억지스러워 보이는 것도 있다.

수학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페미니즘으로 빠지는 것도 나쁘다. 제시한 상황이 공감할만큼 명확히 ‘편견’이나 ‘차별’이라고 할만한 것도 아니었던 데다가,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꺼낼 이야기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개인 의견따위는 접어두고, 좀 더 일상 속 수학 이야기에나 집중했으면 더 좋았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