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서(老舍; Lao She)’의 ‘고양이 나라 이야기(猫城记; Cat Country)’는 SF 우화 형식의 사회풍자소설이다.

표지

1931년 만주사변 당시 중국의 사회상을 담은 이 소설은 우화라는 모습을 빌려 마음껏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꽤나 파격적인 소설이다. 일종의 변형된 독재 국가와 같은 체제를 갖고있는 중국은 검열과 삭제도 꽤나 현실적인 나라란 걸 생각하면 그렇다.

그래서인지, 나름 안전장치를 깔아두기는 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시착을 하는 바람에 어디에 있는지는 얘기할 수 없지만 고양이 인간들이 사는 고양이 나라라는 현실(정확하게는 중국)과는 동떨어진 배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작품 내에 중국이 따로 존재하고 있는데다 중국인인 주인공의 입을 빌어 꽤나 멀쩡히 (오히려 좀 과하게 멀쩡히, 다소 국뽕적으로 이상화된 모습으로)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뱉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소설에 대해 비판하려면 비판자 스스로가 중국은 고양이 나라처럼 엉망진창으로 망국을 향해가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밝혀야 하게 함으로써 아예 그런식의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못을 박아둔 거다. 저자의 말도 다분히 그런 방어의 연장선상에서 쓰여있어서 생각해보면 꽤나 블랙 코미디스럽다.

형식이나 메시지의 방향성 같은 것 때문에 소설은 상당히 ‘동물농장’을 생각나게 하는데, 심지어 표현적인 부분에서도 꽤나 그렇다. 동물농장은 얼핏보면 그냥 사회 이데올로기에 대한 우화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은 굉장히 실제 역사를 많이, 심지어 거의 그대로 담은 것인데, 이런 점은 이 소설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역사에 대해 일부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동물농장을 볼 때 그러한 것처럼) 저자가 굉장히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비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골적인 내용과 비판을 담았지만 이야기 자체도 꽤 읽을만하다는 것도 좀 비슷하다.

동물농장을 괜찮게 봤다면, 이 소설도 재미있게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