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핀 베르톨롱(Delphine Bertholon)’의 ‘밤을 걷는 여자아이(Celle qui marche la nuit)’는 한 소년의 기묘한 경험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는 대도시에 살던 소년이 가족 사정으로 한 시골마을로 이사하면서 시작한다. 친구와도 헤어지고, 심지어 대도시 인프라라고 할만한 것들과도 멀어지게된 소년은 처음엔 불만스러웠던 이모의 선물 일기장을 실로 유용하게 잘 써먹는데,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형태를 띔으로써 일종의 체험기처럼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일종의 공포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이 이런식의 구성을 택한 것은 굉장히 큰 장점이다. 마치 ‘진짜로 있었던 일’인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게 이야기가 가진 긴장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주인공에게 더 이입해서 보도록 만든다. 몰입감이 중요한 이야기에서 이런 회고록 형식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야기가 1인칭으로 진행된다는 것도 주요한 장점인데, 앞서 말한 것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러운 부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면서 과연 어떤 사실들이 숨어있을지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뒷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안그러면 뒷심이 빠져 자칫 짜친 느낌을 남길 수도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작은 유령소동으로 시작해 과거의 이야기로 이어졌다가 마침내 유령과 과거, 그리고 주인공의 이야기까지가 무난하게 해소되도록 만든 구성이나 그 이야기 전개가 꽤 괜찮은 소설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공포물로서의 정도가 좀 약하기는 하지만, 중간에 유명 공포물을 연상케 할만한 좀 섬뜩한 장면들도 있어서 이쪽 장르로서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에 떡밥도 좀 남겼겠다, 시리즈물로 이어가도 괜찮겠다 싶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