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의 고백’은 2000년대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2000년대 대학 막바지에 선 80년대생을 주연으로 한 이 소설은 다분히 ‘응답하라’와 같은 옛 시절의 풍경과 문화를 떠오르게 하는 일종의 회고 소설이다.

마치 저자의 개인 경험이 녹아있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당시를 잘 보여준다. 풋풋하면서도 다소 유치해보이는 면도 있는 청춘의 이야기도 그러하며, 이제는 유행이 지나 사라졌거나 보기 어려운 문화 요소들도 적당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의 로맨스는 어느정도 영화 접속(1997)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PC통신과 블로그 안부게시판으로 매체만 달라졌을 뿐 인터넷 상으로만 서로 소통한다는 것이 꽤 닮았기 때문이다. 채팅과 댓글이라는 차이가 있기는 하나 거의 실시간 채팅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데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것을 주요하게 그렸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두 작품의 배경이 10년정도 차이가 나고 그만큼 환경도 많은 것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때는 그럴듯해 보였던 것이 이 소설에서는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주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엇갈림과 그 과정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은 이미 휴대폰이 대중화되다못해 거의 모두가 필수적으로 들고다니던 시기다. 만나려고만 한다면 오히려 엇갈리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성격에서 그렇게 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만, 그것도 근본적인 의문까지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로테’가 ‘레오’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도 잘 와닿지 않는다. 비록 그 크기가 꽤 커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호감 정도에 그쳐 보여서다. 마지막 순간에 결국 레오와의 접점을 놓은 것 마저도 그렇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그것을 두고 사랑을 내뱉고 고민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

등장인물의 사용도 썩 좋지 않다. 중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마뜩지 않은데다, 막상 그게 별 다른 일로 진전되지도 않고, 그 후 마치 갈아치우듯이 등장이 없어지는것도 별로다. 사소한 일로 안보는 사이가 되기도 하는 것 자체는 현실적인 것이다만, 대충 얼버무리는 것처럼 보여 소설에는 안어울린다. 충분히 그렇게 될만함을 등장인물들의 성격 묘사 등으로 충분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더 그렇다.

예전을 그린 소설인만큼 문자 이모티콘도 많이 사용했지만, 정작 폰트는 제대로 쓰지 않아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두쪽으로 나뉘게 배치하기도 해서 영 마뜩지 않다. 이런 건 좀 신경써야 되는거 아닌가.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