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초한지 1’은 초한지를 쉽게 볼 수 있게 그린 만화다.

표지

중국 역사 소설 중 가장 유명한건 삼국지다. 그에비해 유명세는 좀 덜하지만, 막상 알고나면 삼국지보다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게 초한지다.

초한지는 요즘식으로 따지자면 삼국지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삼국지의 기본 배경이라 할 수 있는 한나라와 황제 혈통으로 중요하게 쳐주는 유씨 집안이 만들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삼국지에서는 걸핏하면 유씨 집안의 혈통 얘기를 하고는 하는데, 초한지를 보면 원래 유씨는 별 혈통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망해가는 진나라 상황하에서 기회를 잘 잡아서 황제 혈통으로까지 오른 것이니 혈통을 중요하게 내세웠던 유비에 비해 자수성가한 유방의 이야기가 더 괜찮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삼국지가 유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것처럼, 초한지도 그 선조인 유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심지어 그의 능력보다는 인품을 중요하게 묘사해서 둘이 꽤나 비슷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한다. 이건 어떻게 보면 당시 사람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말하자면 군주의 도리나 어떤 군주를 섬기고 싶다는 로망같은 걸 담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보면 좀 어리석거나 너무 이상을 쫒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그래도 역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게 사실이다.

다만, 유방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보니 그와 대적하는 항우는 좀 개차반으로 그려졌는데, 특히 이 책은 많은 압축을 한 것이다보니 정신까지 오락가락하는 미친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첫 등장이 꽤 명민해 보였던 걸 생각하면 좀 당황스러울 정도다.

그가 실제로 많은 학살을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조조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인기있는 캐릭터였는데 그런 걸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좀 아쉽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