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미 리쓰코(井波 律子)’의 ‘중국 5대 소설: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中国の五大小説 〈下〉 水滸伝・金瓶梅・紅楼夢)’는 가장 유명한 중국 5대 소설 중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에 대해서 다룬 책이다.

표지

얼핏보면 중국 5대 소설 중에서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에 대해서 다룬 독립된 책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5대 소설’이라는 2권짜리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물론 삼국지연의와 서유기를 다룬 전권과는 다른 소설에대해 이야기하는만큼 따로 보아도 나름 볼만하기는 하다. 그러나, 책 내에서 이전 권에서 얘기했던 것을 말하고 앞서 얘기했던 소설과의 연관성을 따지거나 비교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 책만 따로 보거나 흥미로운 소설에 대한 것부터 먼저 보기보다는, 두권을 하나로 보고 수록 순서대로 죽 이어서 보는 것이 좋다.

이 책은 크게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하나는 각 소설의 개략적인 줄거리를 요약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설 속 장면에 설명을 덧붙이거나 분석한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주로 후자에 더 힘이 실려있다.

때문에, 이야기를 요약해서 얘기해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소개의 목적으로 이 책을 권하기엔 그리 적합하지 않다. 워낙에 방대한 내용이라 그걸 짧게 줄인다는 것 자체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그저 ‘큰 흐름’을 알려주는 정도밖에는 하지 못한다.

때문에 이 책은 이미 중국 5대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그것들의 관계나 차이점, 그 안에 담긴 시대상과 각 장면에 담긴 의미와 장점, 또 소설로서의 의의는 무엇인가 등을 더 깊게 아는데에 더 적합하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중국 5대 소설의 스포일러 리뷰 연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만큼 뒤떨어지는 점이나 아쉬운 것들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지적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소설 그 자체로서는 설화에 기반한 장회소설(章回小說)의 한계를 뼈저리게 드러내는데도, 그러한 소설 형식상의 특징 때문인 것이지 결코 구멍이나 허술함이 있는 건 아닌 것처럼 감싸주기도 한다. 이건 때론 합리화처럼 보이기도 하나, 소설이란 시대적 배경과 시대상도 떼어놓고 생각할 수만은 없다는 걸 생각하면 마땅해 보이기도 한다.

소설에 대한 해설은 조금 자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면모를 보이는 점도 있기는 하나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때론 그냥 지나칠만한 면들을 집어주기도 하기 때문에 소설을 즐기는 데도 나름 유익하다.

오타가 조금 있는데, 중국 소설을 다루는 것이라 워낙에 생소한 명사가 많아서 오타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과 연결지어 이야기하는 것들도 많은데, 그런 것들에는 한국에서(또는 한국인으로서)는 어떠하다는 주석을 덧붙였다면 좋았으려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