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가는 인물들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아직 한국이 한창 개발에 힘을 쓰던 시기, 부동산을 통해 성공을 이루는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꽤나 흥미롭다. 그녀에게 결혼은 결코 사랑의 연장선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특별히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오히려 특별한 건 하지 않았으면 하기까지 한다.

그런 그녀에게도 유독 욕심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자식이다. 사랑은 불필요하지만 자식은 필요하다는 기묘한 욕망은 그러나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나면서 특이한 결정을 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결국 이상하게 꼬여 새로운 비극을 낳게 된다.

다소 민감한 이야기로 시작하기에 사회문제나 페미니즘을 다룬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딱히 그런 것에 집중을 하고 있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뭔가 일어날 것처럼 시작한 것 치고는 오히려 그것도 단지 사랑과 섹스, 그리고 결혼에 관한 하나의 경우일 뿐이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가는 편이다.

소설은 그런 단일 인물이나 사건보다는 각기 다른 시대와 인물들을 통해 여러 관계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사랑과 결혼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려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것은 나름 적절해 보인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사랑이란 걸 하고 결혼을 대하는 것이 담겨있어 독자 역시 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만큼 혼잡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관계 역시 다소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이야기에서든 결혼이 결코 사랑의 완성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나, 결국 중요한 것은 결혼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