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길버트(Elizabeth Gilbert)’의 ‘시티 오브 걸스(City of Girls)’는 분방한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화자이며 주인공인 ‘비비안 모리스’는 떡잎부터 범상치 않았던 사람 같다. 그녀가 하는 행동은 뭔가 조금 어긋나 있어서 얼핏보면 탈선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스스로도 얼간이라고 칭하고, 그녀의 부모조차 그녀를 포기하며 고모에게 맡겨버렸을까.

그런데, 사실 부모들의 그 행동도 별로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인게, 오히려 타지에서 별 다른 간섭없이 살아가도록 풀어놓음으로써 그녀가 분방함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뉴욕이라는 화려한 무대에 오른 비비안은 어떤 점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그녀는 자유롭게 열정을 다하고, 사랑을 하며, 욕망을 해소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성공과 실패를 모두 안겨주는데, 그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흥미롭게 묘사했다.

비비안은 마치 시대에서 벗어난 인물같다. 그녀의 생각이나 행동은 어떻게 보면 앞서나간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만, 그렇기에 또한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해서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야기는 분방한 주인공만큼이나 자유롭게 튀어다닌다. 뻔하게 흘러가지 않는 이야기는 소설을 끝까지 흥미롭게 보게 한다.

다만, 애초에 ‘아버지와의 관계’를 묻는 것에서 시작한 것인데, 어째서 그녀가 자신의 인생 전반을 모두 얘기할 필요까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편지 답장의 형식을 취하면서 종종 상대에게 말을 거는 것도 유독 그 부분만 어투가 달라져서 어색하게 튄다. (이는 한국어 번역상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차이인지, 개인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의외로 왜 그렇게 되는지 의아한 부분도 좀 있다. 작가는 나름대로 그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넣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게 쉽게 납득이 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나 흐름에 잘 공감이 가지 않기도 했다. 특정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인가 본데, 전부 다 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