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워크 도깨비’는 조선말과 일제강점기를 스팀펑크로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상당히 무난한 소설이다.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판타지와 SF를 섞어 흥미롭게 볼만한 이야기로 만들었지만, 이야기로서의 재미나 자극성을 위해 역사의 흐름을 무리하게 바꿔놓거나 하지 않아 호불호가 갈릴만한 면모도 거의 없다.

그러면서도 페미니즘 등 PC적인 요소라던가 스팀펑크 SF도 나쁘지 않고 거기에 요괴와 도깨비라는 판타지 역시 어색하지않게 어우러져있는 편이다. 소설에서 스팀펑크를 실제했던 증기기관의 연장에 있는듯이 다룬 것도 적절해서 역사라는 현실과 가상의 이야기라는 사이 어딘가에 있는 느낌을 잘 그려냈다.

다만, 문제는 전체적으로 너무 무난한 감이 있다는 거다. 시대 변화에서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이라던가, 거기에서 희생되는 여성의 이야기, 인간이 되고싶은 도깨비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다루기도 하지만 어느 것이든 그닥 깊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의 말까지 읽고나면 이 느낌은 더 커지는데 당초 이 이야기의 시발이었다고 할만한 생각과 감정에 비해 오히려 위안부 이야기는 스쳐 지나가듯 겉에서만 다루고 말기 떄문이다. 그래서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제대로 다 풀어낸게 맞나 싶기도 하다.

나름 부주연이라 할만한 도깨비에대해 공감점이 낮은 것도 아쉽다. 당시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했고 도깨비도 자연히 그런 것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나, 그래도 공포라던가 욕심, 하물며 ‘광복이 될 줄 몰랐으니까’같은 이유라도 있었던 인간들과 달리 많은 선택 중 일부만을 슬쩍 언급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매 순간에 왜 그렇게 했었는지가 잘 와닿지가 않는다. 그의 마지막도 역시 그렇다.

그 외의 요소들도 보통의 소설보다 짧은 분량으로 다 다루기 어려워서였는지 큰 무리는 없으나 그 정도에서 그친 느낌이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