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뷔시(Michel Bussi)’의 ‘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Code 612 Qui a tué le Petit Prince?)’는 어린왕자에 얽힌 의문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일종의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 왕자의 해석에 대한 분분한 의견, 발견된 몇몇 다른 버전들이 내비치는 지금의 대중적인 인상과는 전혀 달라 보이는 내용들, 그리고 어린 왕자를 쓴 작가 생텍쥐페리의 삶과 그의 실종을 둘러싼 의문 등을 한 비행사가 어린 왕자와 작가의 팬인 젊은 탐정과 함께 쫒으면서 그 진짜 의미를 파헤치는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면 그렇게 미스터리적인 소설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데, 어린 왕자와 작가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가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라기 보다는 좀 학문적인 가설을 제시하는 것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와 관련된 실제 지문을 많이 참고하고 인용했으며, 어린 왕자의 그것과 비슷한 여정을 하며, 어린 왕자의 주제라든가 남기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주요하게 얘기하기에 더 그렇다.

다른 측면으로는 그만큼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과 재미가 별로라서 그렇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긴장감이나, 비밀이 드러나면서 전해지는 충격같은 것이 별로 없어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느껴지는데, 어쩌면 이는 어린 왕자와 생텍쥐페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둘의 큰 팬이 본다면 감상은 다를 수도 있다.

아쉽지만 주인공들의 이야기 역시 그렇게 이입되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어린 왕자와 생택쥐페리의 생애 요소들을 소개하기 위한 것 정도에 그치다 보니 그렇다.

그래서인지 캐릭터 형성이나 서사의 핍진성도 좀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후반부는 좀 심해서, 이게 뭐하자는 짓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중간 중간의 것들을 쓸데없는 것으로 만든데다, 전혀 납득할만한 흐름도 아니어서 황당하기 때문이다.

문화 차이란 건가? 이런 게 프랑스식 로맨스고 드라마라고 한다면 더 할 말은 없다만.

어쩌면, 비교적 소수를 위한 소재를 다룬 것이라서였을까. 과연 미스터리 분야에서 꽤 인기작가라는 저자의 다른 책은 어떤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