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에토(森 絵都)’의 ‘컬러풀(カラフル / Colorful)’은 우연히 자살한 소년 ‘마코토’로 재도전의 기회를 갖게된 영혼이 마코토와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과거를 모두 잊어버린 영혼에게 천사는 담담히 운이라고 말한다. 단지 추첨에 당첨된 것 뿐이라고 말이다. 그 덕에 영혼은 막 죽은 사람의 몸에 들어가 잠시동안 그를 대신해 살면서, 윤회 사이클로 돌아올 수 있는 ‘재도전’ 기회를 잠았다고 말이다.

이는 그만큼 영혼이 전생에 지은 죄가 심각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래서 멀쩡해 보이는 가족에게로 온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왜 마코토가 자살한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그가 짊어지고 있던 괴로움이 어떤 것이었는지 새삼 알게된다.

마코토는 잘생기지도 않고 거기다가 키까지 작은, 조금은 못나보이기까지 한 평범한 소년이다. 그래서 그가 겪는 일과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심정이 꽤 잘 이해가 간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서다. 소심하게도 보이는 마코토가 보이는 반응도 그렇다. 사춘기 소년의 마음과 행동도 꽤 잘 묘사해서, 꽤 깊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잠깐 왔다가 마코토와 가족의 일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는 영혼, 어딘가 하나씩 문제가 있어 보이는 가족들, 충격적인 첫사랑, 마음 붙일 곳 없는 학교. 거기에서 생겨나는 이야기들도 꽤 잘 다뤘다.

영혼은 전생의 기억이 없고, 가이드인 천사도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여러 사건들 뒤에는 그가 모르는 비밀도 숨어있는데, 그것도 무난하게 잘 풀어냈다.

‘힌트는 곳곳에 있다’는 천사의 말처럼 복선이 곳곳에 있기에, 결말은 사실 처음부터 쉽게 예상이 된다. 그래서 보는 내내 어떤 결말을 맺을까 보다는, 어떻게 결말을 맺을까를 더 궁금해하면서 봤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그게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누그러뜨리지는 않는다. 다만, 그렇기에 숨은 비밀이 있다고는 해도 그게 반전을 준다던가 하는 건 아니었다.

문장도 꽤 훌륭해서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나 색에 비유해 표현하는 것들도 매력적이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챕터 제목에, 마치 점점 더 컬러풀하게 바뀌는 것처럼, 문양이 하나씩 추가되는 것도 깨알같았다.

1998년 쓰인 이 소설은 이후 2010년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는데, 미술과 색을 소재로 한만큼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을 보고 마음에 든다면, 이 것도 감상해보면 좋을 듯하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